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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언론 - 자본 권력 칼위에 선 한겨레가 걱정스럽다
추천 : 222 이름 : 시사기자단 작성일 : 2007-08-14 14:36:56 조회수 : 1,484
제목 없음

 

자본 권력 칼위에 선 한겨레가 걱정스럽다
시사기자단 부단장 장영희 인터뷰

한겨레 노동조합 미디어국장 안수찬

 

  발행인의 언론자유와 시민의 언론자유가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수시로 대립한다. 이때 시민의 편에 서는 것이 기자가 누리는 언론자유의 고갱이다. <시사저널> 해직 기자 22명은 그 길을 택했다. 발행인을 버리고 시민의 곁으로 갔다. 9월 중순 새 주간지 <시사IN>을 창간한다. 11일 오후 3시에는 서울 명동성당 꼬스트 홀에서 창간 선포식을 연다.

 이들은 스스로를 ‘시사기자단’이라 부른다. 1억원 이상 대형투자를 제외하고도 소액 입금 기준으로 7억8천8백만원을 모았고, 새 매체 제호 공모에 470여명이 참가해 700여점을 제안했으며, 늦어도 9월 중순이면 창간호를 선보이겠다는 소식이 시사기자단의 홈페이지(
www.sisaj.com)에 있다. 채택된 제호 <시사IN>은 정통 시사인(人)이 만드는 독립(Independant) 언론, 사실 너머 이면(Inside)의 진실을 추구하는 언론, 심층적인 분석을 통해 세상을 통찰(Insight)하는 언론 등의 뜻을 담고 있다.

 그리고 데자뷰…. 시민들의 성원은 언젠가 한겨레도 겪은 일인듯 한데, 이제는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그리고 호접몽…. 대자본과의 한판 승부에서 살아 돌아온 그들이 한겨레를 따라 잡은 것인가, 이제 한겨레가 그들을 따라잡아야 하는 것인가. 그리고 인샬라…. 독립언론으로 성공하겠다는 그들에게 조물주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 다만 그런 천운이 절실하기로는 한겨레 역시 만만치 않다는 점도 부디 기억해주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지난 1년여를 싸워온 장영희 시사기자단 부단장을 지난 7월 18일, 인사동 찻집에서 만났다. 그는 여러모로 이번 일의 주역이다. 논란이 됐던 기사를 담당한 데스크였고, 처음으로 징계를 당한 기자였으며, 새 매체 창간을 앞서 이끌었다. 그는 두 가지 고민에 골몰하고 있었다. 자본의 압박을 피해갈 경영토대를 만드는 것이 첫번째, 성역없는 언론을 구현할 내부체제를 정비하는 것이 두번째였다. <시사IN>은 한겨레의 과거인 동시에 미래다.



 - <시사저널> 사태에 대한 그동안의 언론 보도를 어떻게 평가하나.
 = 시사기자단의 노순동 기자는 “한국 언론 전체가 졌다”고 표현했다. 한국 언론이 언론자유의 위기에 대해 이토록 둔감한 상황에 이르렀다는 것을 실감나게 겪었다. 이번 사태는 (언론사에서) 경영과 편집의 이해가 상충될 여지가 많다는 것, 따라서 일정한 방어막 없이는 진정한 편집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을 동시에 보여줬다. 그런 점에서 상당수 언론이 (시사저널 사태로 불거진) 편집권 문제에 대해 침묵했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한겨레나 경향도 이 사태의 본질에 대해선 언급하진 않았다. 사실관계를 충실히 밝히는 보도는 했지만, 자본권력의 언론통제의 현실 등 기획성 이슈로 더 파고들 여지가 있었는데, 그런 기사를 찾아볼 수는 없었다.


 - 편집권 문제 등은 결국 새 매체의 지배구조와도 관련이 있을텐데, 어떤 구상을 하고 있나.
 = 주주이면서 기자들인 우리들의 의견을 경영진에 계속 제출할 방법을 찾고 있다. 사장을 우리가 추천하는 문제를 포함해 사원주주로서 우리 목소리를 충분히 낼 수 있다고 본다. 사장 및 편집국장 인선, 주주 구성 등은 언론자유, 성역없는 언론 등을 구현하기 위해 굉장히 중요하다. 온전한 편집권의 가치를 구현할 조직, 시스템, 인프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구체적 방법은 논의중이다.

 시간이 촉박하다. 소액투자만으로는 힘들다. 덩치가 큰 투자자를 모아야 한다. 다만 우리가 설정한 원칙에 공감해야 한다. 경영-편집 분리에 동의해야 하고, 소유-경영의 분리도 가급적 관철시키려 한다. 예를 들어 10억원을 투자했다면 이사회 멤버가 되어 경영에 훈수를 둘 수는 있지만, 실질적인 경영은 언론계 상황을 잘 이해하고 경영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 맡도록 해야 한다. 지분율에서도 사원주주 및 소액주주가 3분의1 이상을 차지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현재 투자 의향을 밝힌 분들은 참언론을 희망하는 분들이다. 그러나 사람은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예기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이 생길 수도 있으니 안전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주식회사가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에 재단을 설립하는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 시사주간지 시장이 계속 위축되고 있는데, 안착이 쉬울까?
 = 모기업의 부침이 있긴 했지만, 시사저널이 지금까지 적자를 낸 적이 없다. 아무리 인터넷, 방송, 신문 등이 있어도, 시사문제에 정통한 주간단위의 매체를 바라는 수요는 있다. 사업계획서 짜려고 들여다보니 2만부 정도의 정기독자를 유치하면 손익이 맞춰지는 것으로 나왔다. 연말까지 무슨 수가 있어도 2만부를 유치할 생각이다.

 현재 시사모 회원이 3천명이다. 새 매체 사이트를 연지 열흘만에 3천명이 접속했다. 옛 시사저널의 열성독자 1만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시사저널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할 것이다. 판매 수입이 중요하다. 광고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광고주에 휘둘릴 수밖에 없다.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현실과 타협하게 된다.


 - 멍청한 질문 하겠다. 언론자유가 문제였다면, 기왕에 이를 위해 노력해온 매체에 합류하는 것도 괜찮지 않았겠나. 예컨대 한겨레에서 일한다는 ‘상상’은 안해봤나.
 = 한겨레가 시사저널 사람들을 받아줄 것이라는 생각은 안해봤다. 실제로 그런 제안이 온다면 ‘유니크’할 것 같기는 한데(웃음). 글쎄, 우선 일간지 시스템과 주간지 시스템이 많이 다르다. 주간지 기자는 기자보다는 피디에 가깝다. 자기 지면을 종합적으로 관장한다. 무엇보다 지난 1년여간 싸워왔던 응집력이 있었다. 기자들이 이번 일 겪으면서 더 성숙했고 단단해졌다. 서로 헤어지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을 찾다보니 새 매체를 만들게 된 것 같다. 온전한 편집권이 있는 언론, 가리지 않고 제대로 말하는 언론을, 지배구조가 다른 새로운 매체를 통해 구현해 보자고 의기투합한 것이다.


 - 애초 문제가 됐던 그 기사에 대해 <시사저널> 전 편집장이기도 했던 김훈은 부정적인 평가를 했었다.
 =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지 못하는 기사라는 김훈의 이야기에 동의할 수 없다. 그건 사실을 쓴 기사였다. 당시 편집 계선조직에 있었던 사람 모두가 지면에 내보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물론 문제의식이 있는 기사인 것은 틀림없다. 대부분의 기사가 문제의식을 동반한다. 어떤 주제를 취사선택하는 것은 주관적 행위다. 다만 보도요건 등에서 객관성을 구비하는 것이다. 기사가 후지다는 평가는 있을 수 있다. 빼어난 수작이나 경천동지할 특종은 아니었다. 그러나 기사 요건은 갖췄다. 금창태 사장은 기사도 안 보고, 삼성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직후부터 움직였다.


 - 사태가 불거진 뒤, 감봉 3개월이라는 첫 징계의 대상이 됐고, 나중에는 무기정직, 출근금지 등도 당했다. 소회가 남다를텐데.
 = 시사저널에 89년 8월에 입사했다. 이번 사태의 전개과정 자체가 너무 폭력적이었다. 발행인이 기사도 보지 않은 상태로 외부 로비에 굴복한 것인데, 저런 사람이 사장이고 편집인이라는 사실이 창피했다. 전조가 있긴 했다. 인사파동 등 내부 문제가 있었던 2005년 10월, 발행인이 편집권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서를 기자들이 받아낸 적도 있다. 평소에도 이런 기사를 왜 쓰냐, 경천동지할 특종이 아니면 쓰지 말라, 왜 삼성에 깐죽거리는 기사를 쓰냐는 식으로 말했다.


 - 삼성을 비롯한 자본권력에 대한 한겨레의 보도태도를 어떻게 보나.
 = 내 처지가 그럴만한 상황인지 모르겠지만, 한겨레나 경향 같은 매체들이 걱정스럽다. 그 안에 있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문득문득 ‘흔적’을 보는 경우가 있다. 한겨레에서 점점 삼성비판 기사가 사라지는 한편에서, 삼성으로부터 협찬이나 광고를 많이 받는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외환위기 이후에 언론사의 생존문제가 절박해지면서, 언론의 기본·상식·정도를 지키는 문제는 저 구석으로 처박혔다.


 - 개인적인 궁금함이 있다. 시사저널 사태가 한창 진행중이던 지난 4월, 언론재단의 글쓰기 강좌에 수강생으로 참여한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었다. 직접 강의를 할만한 연배에 초년 기자들이 대부분이었던 그 강좌에 참석한 이유는?
 = 밖에 나와 있으면서 기자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심신이 피폐해진 측면도 있었지만, 이참에 뒤를 돌아보게 됐다. 다시 펜을 잡는다면 정말 달라져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널리즘에 대해 남들이 어떤 이야기하는지 듣게 된 것이다. 나이는 조금도 중요하지 않다. 마흔을 넘긴 뒤로 나는 후배들한테 배운다. 나이 먹어서 좋게 변한 사람은 극히 소수다. 나이 먹으면 발랄한 생각이 없어지고 사고가 경직되고 세상에 대해 보수적인 자세를 갖게 되고 변화를 두려워 하게 된다. 그런 것에 대한 경계심을 갖고 있다. 앞으로 조금 더 기자 생활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몇억원씩 모아준 분들은 기자들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좋은 싸움한 이들에게 괜찮은 언론을 기대하는 것이다. 잘 해야겠다는 생각을 거듭 한다.

 

장영희
  
2007-08-14 15:49:52 IP :  
<진보언론>은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 지부 공정보도위원회가 발행하는 매체입니다. 안수찬 기자는 이 매체의 편집인이자 노조 미디어국장입니다. 한겨레의 관심에 뜨거운 동지애를 느낍니다.
이종기   2007-08-14 23:56:27 IP :   
한겨레의 자본의 '흔적'이라는 부분은 (사실관계를 면밀히 따져보아야겠지만) 정서적으로 빈도높게 느끼게 됩니다. (경향은 매일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습니다만). 언론지형 내 <시사IN>의 가치에 대해 인식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어서 인상깊은 인터뷰였습니다. '<시사IN>은 한겨레의 과거인 동시에 미래다' 라고 생각하는 기자가 한겨레 내에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됩니다.
wrdnsnd
  
2007-08-15 04:18:30 IP :  
안수찬 기자 이 이름을 보면 저번 대선때가 생각납니다. 그리고 또 한겨레내에서 기자들이 민노당원인걸 두고 논쟁이 일었었다는 기사도 떠 올려집니다. 이 분들 변하지 않는 이른바 초심이란걸 가지고 있다고 믿어집니다. 조금전 오마이 뉴스의 기사를 보고서 씁쓸한 심정이었습니다-자신의 과거에 대해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그리고 그에 비추어 부끄러움을 안다면, 차라리 침묵을 지키는게 덜 추할 것 같았습니다. . 시사저널 기자분-이제는 in을 붙여야겠지요-들 당신들이 겪었던 이 일년 동안을 잊지 말아 주십시요, 결코 권력에 빌붙기 위해 추해지지 말길 바랄 뿐입니다. 어떻게 또 x사모에 가입에 끼었군요. 실망과 분노에, 이제는 그마저 너머 냉소 때문에 다시는 무슨 무슨 사모란 곳에 끼어들고 싶지 않았는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진보 쪽을 선호하였지만, 그랬기에 중립적인(?) 예전의 '시사저널'에 대해 신뢰할 수 있었습니다.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준다면 그나마 언제라도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있겠지요. 당신들이 마지막까지라도 추해지지 않는다면 말입니다.
돌꽃
  
2007-09-18 11:59:57 IP :  
자본권력으로 부터의 독립을 원하는 기자들도 힘들고.... 자본 권력에 때묻지 않은 언론을 찾는 독자도 힘들고....큰 힘 못되어주는 이내맘도 힘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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